학생관 함께하는 경일대학교

연설 및 기고문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회고사
등록일
2023-03-03
작성자
대외협력부
조회수
5534

영예로운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오늘의 영광을 위해 애쓰신 학부모님과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얼굴을 마주보고 학위수여식을 갖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처음 강단에 서서 제자들을 만난 날처럼,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처음 그날 이후로 수십 년 동안 교편을 잡으며, 스스로에게 던지던 질문이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어떠한 스승이 되어야할까?


공자님의 많은 제자들 중 뛰어난 일흔두(72) 명을 가리켜 ‘칠십이현’이라고 부르는데 나이대로 선진과 후진으로 나눕니다. 선진들끼리는, 형제뻘인 사람이라 아우 제(弟)자를 쓰고, 선진과 후진은 부모자식뻘이기에 아들 자(子)자를 쓰는데 둘을 합쳐서 제자(弟子)라는 말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제자라는 말은 동생이나 자식. 결론적으로는, 가족처럼 대해야할 존재라는 것입니다.


총장으로서 교수님들에게 항상 주문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할 때 가족처럼 대해 달라. 어렵고 방황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 마주치는 모든 학생들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우리 경일대학교에는, 학생들이 교수연구실을 형님 누나방 드나들 듯, 무시로 열고 들어갈 수 있게 개방하는 분들도 있고 아예 학생 여럿이 쓸 수 있도록 책상과 컴퓨터를 가져다 놓는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직원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정에 튀어나온 돌부리에, 내 자식이 걸려 넘어지면, 그 때 보수할 것인가. 내 가족이 쓰는 화장실이라면 저렇게 투박한 화장지를 비치할 것인가. 직원들도 가족처럼 여기지만, 어디 손주 같은 학생들한테 비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사제 간의 연을 맺고 가족처럼 지내던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가게 됩니다. 가족보다는 업무로 마주치는 사람들과 하루 대부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입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제자들을 키워낸 당나라의 임제 선사가 남긴 말입니다. 수처작주란 어디를 가든 주인의식을 가진다는 뜻이며 입처개진은 그곳이 바로 행복이 넘치는 참된 자리라는 뜻 입니다. 우리 교수님과 선배들이 보여주었던, 진정어린 마음처럼 여러분이 먼저 주인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면 또 다른 가족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 남은 경일 가족 모두가 진정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졸업하는 경일 가족 여러분!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따뜻한 인연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다시 한 번 졸업생 여러분과 학부모님들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3년 2월 17일


총장 정 현 태